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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과 함께하는 제주여행 2 - 우도-

등대공원올라가는 길 

성산 일출봉을 가고 싶다 했었던 아들이 등대공원에서 일출을 보고 싶다길래 새벽 6시 반에 완전무장을 하고 등대공원으로 올랐다. 

우도는 조그만 섬인지라 차로 10분이면 섬 끝에서 끝으로 다 다닐 수 있어서 좋다.

등대공원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서 올라가다 보면 말들이 서서 자고 있는 이 너른 들판을 보게 된다.

바람이 어마무시하게 불었지만 해 뜨는 시간에 맞추어 올라가야 한다는 일념에 힘든 줄도 모르고 잰걸음을 했다.

 

정확히 6시 반에 해는 떠올랐고 해가 서서히 떠오르자 등대주변을 비추는데 그 색깔과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저 망망대해에서부터 솟아오르는 태양을 보며 쓸쓸하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고 뭔가 이루 말할 수 없는 기분이었다.

좀 더 감동을 느끼고 싶었으나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아버님이 먼저 숙소로 가신다 하여 신랑과 아버님은 내려가고 나와 아이들은 그 주변에서 천천히 말도 보고 억새도 보면서 감동의 여운을 즐기다 내려왔다.

 

제주도 여행의 코스 중 이때 이 시간이 제일 충만한 기분이었다.

 

우도에서 바라본 성산 일출봉의 모습이다. 

우도는 제주도와 이리도 가깝다..ㅎㅎ

 

등대공원 주차장으로 걸어내려오는데 이 카페가 눈에 띄었다.

어벤저스 좋아하는 우리 아들이 얼른 사진을 찍고 뒤쪽으로 돌아들어가서 아이언맨 사진이며, 범블비 사진, 옵티머스 사진까지 다 찍고 신이 나했다.

워낙에 이른 시간이다 보니 문을 열지 않아서 겉에서만 봐서 아쉬웠다.

차도 한잔 마시고 천천히 보면 좋을 듯하다.

 

 

걸어서 숙소까지 가는데 대략 2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돌아가는 길마다 이렇게 얕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밭을 보는데 싱그럽기가 그지없다.

하늘은 어찌나 푸른지 그냥 아무거나 찍어도 다 이쁘고 사랑스럽다.

이 곳을 아이들과 걸어서 오는데 토속적이고 순수한 느낌에 절로 흐뭇해졌다.

제주도는 너무 개발이 되어 이런 시골스러운 모습이 없고 번잡스러워 나에겐 이곳 우도가 훨씬 취향에 맞았다.

 

숙소에 도착한 뒤 우도를 한 바퀴 돌아보고 제주로 빠져나가기로 했다.

 

첫 번째 간 곳은 우도 바로 옆에 붙은 섬 비양도이다.

 

사진 속에 깨알같이 보이는 텐트들이 바로 백 패킹하러 온 사람들이 텐트를 치고 있는 곳이다.

정말 이 비양도에는 우측으로 보이는 저 커피숍과 저 너른 들판과 아래에 보이는 소라탑과 조그만 등대가 전부이다.

바람이 엄청나게 많이 부는데도 텐트 앞에 돌벽을 쌓아가면서 텐트 속에서 차를 마시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다 만족스러워 보였다.

가족단위 캠핑이 아니라 솔로캠핑으로 고독을 즐기고픈 이들이 이곳으로 많이 오는 것 같았다.

 

 

 

 

원래 우도가 뿔소라로 유명하다 보니 이렇게 조형물을 만들어둔 것 같은데 조악해 보이지만 나름 뿔소라 자체가 모양이 이쁘다 보니 저렇게 느낌 있어 보이는 구조물이 되었다.

우도와 비양도를 다니는 사람들이 전기차를 렌트해서 많이 돌아다니던데 사실 그럴 필요가 있나 싶었다.

워낙에 작은 섬인데 슬슬 걸어 다녀도 충분할 텐데 사람들이 참 걷기를 싫어하는구나 싶었다.

 

우도는 섬이 워낙 작다 보니 우도에 숙소를 잡은 사람들만 렌터카가 반입이 되는데 그냥 당일치기로 들어온 사람들은 전기차를 많이 이용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워낙 작고 가벼워 보여 안전성에 좀 의구심이 들기는 했다.

 

그다음으로 간 곳은 검멀레 해변이다

투명한 바다와 그 아래 비치는 검은 바위가 이국적이고 앞으로 보이는 절벽 아래에는 동굴이 있어서 여름이면 동굴 보트를 타는 사람도 많을 듯했다.

한 사람당 1만 원이라고 했는데 우리 식구들은 워낙에 겁이 많아서 그냥 패스했다.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서빈백사.

 

무슨 지중해 바닷가 같지 않은가?

아무렇게나 찍어도 예술사진이었다.

여기에 이 하얀 모래는 돌이 갈려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조개껍데기가 마모되어 만들어진 것이라 여름에 바닷가에서 놀다 몸에 붙으면 잘 안 떨어질 것 같기는 했다.

 

우리 딸은 저 이쁜 조개껍데기들을 가방에 고이 넣어가지고 와서 집에서 수경식물에 저렇게 이쁘게 담아놓았다.

 

그때 해변가에서 더 주워왔어야 하는데 조금만 가져왔다고 후회를 어찌나 하던지...ㅎㅎ

 

이제 마지막으로 점심은 보말칼국수를 먹기 위해 해광 식당으로 향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 주인아주머니께서 우도에서 추천하는 맛집을 몇 군데 알려주셨는데, 그 정보를 여기 알려드릴까 한다.

 

해달섬 횟집
우도 해안길 946
휴대전화 010-3694-4284
직장 064-784-0941

소섬 전복
제주시 우도면 우도 해안길 1158
휴대전화 010-3692-0005
직장 064-782-0062

파도소리 해녀촌(보말칼국수 후 볶음밥)
제주시 우도면 우도 해안길 510
직장 064-782-0515
휴대전화 010-2209-9679

범선(백반. 수제비. 해물뚝배기 등)
우도면 우도 해안길 832 
직장 064-784-0993
휴대전화 010-7661-6061

우도 숯불갈비
우도면 우도로 184, 연평리 1404-1
휴대전화 010-8979-4097
직장 064-782-9222

위에 알려준 식당들은 저녁식사가 가능한 곳으로 우도에서 묵으시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겠다.

우도는 저녁에 일찍 문을 닫거나 일요일에는 장사를 안 하는 곳이 많으므로 꼭 전화를 해보고 가셔야 한다.

 

우리가 점심을 먹으러 간 해광 식당은 비양도에서 땅콩아이스크림을 먹기 위해 들린 카페 주인아주머니가 알려주신 곳으로 여기가 제일 오래된 원조 맛집이라 하시길래 여기로 오게 되었다.

역시 원조의 품격은 어딜 가지 않는다. 

맛있고 깔끔하고 보말이 잔뜩 들어가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아이들은 타코 밤이라는 곳에 너무 가고 싶어 하길래 내가 여길 따라갔다 오느라 해광 식당 사진은 없지만 부모님이 맛있다고 칭찬하신 걸로 보아 잘 선택한 듯하다.

 

아이들은 어른들 입맛에 맞추느라 좋아하지도 않는 음식들을 먹었는데 우도에 타코 밤이라는 곳이 맛있다는 걸 언제 검색을 했는지 여길 가보고 싶다고 난리인지라 어쩔 수 없이 아이들 둘은 이곳으로 보내어 타코를 먹고 왔다.

 

여기는 젊은 연인들이 많이 오는 맛집이었다.

 

그 추운 날에도 밖에서 대기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그때 시간이 11시 반 밖에 안됐다는 사실...ㅡ.ㅡ

식당 안에 평수가 작아서 대여섯 팀만 들어가면 꽉 차는 조그만 식당이었는데 워낙에 젊은이들한테 인기가 많다 보니 좀 늦게 가면 재료가 다 떨어져 사 먹을 수도 없다고 한다.

저렇게 한 세트가 3만 6천 원이었는데, 그 정도 가격을 지불하고 먹을만했다.

주꾸미, 흑돼지, 딱새우, 올리브, 양파 다진 것, 삭힌 고추 다진 거, 종류별로 큰 접시 안에 구분되어 있어서 자기가 원하는 데로 싸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여름에 연인이랑 이야기 나누면 야외테이블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맥주와 같이 먹으면 금상첨화일 것 같았다.

 

우도는 섬이 작아서 이렇게 다양하게 한 바퀴 도는데도 반나절밖에 안 걸려서 너무 좋았다.

우도에서 사진도 제일 많이 찍고 음식들도 저렴하고 맛있고 해서 만족스러운 코스였다.

 

제주로 나간 뒤 이야기는 다음 글에서 올릴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