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로 살얼음 위를 걷는 듯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살아가던 중 드디어 터질게 터졌다.
내가 사는 의정부에 유일한 3차 병원인 의정부성모병원에 23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먼 나라 이야기 같았지만 언젠가는 일어날 수는 있는 일이라 여겼던 사건이 이렇게 빨리 다가올 줄이야..ㅜㅜ
지역에 사는 주민으로서 의정부 성모병원에서 집단감염이 일어난 원인을 한번 추론해보았다.
첫 번째, 의정부 성모병원은 경기북부의 유일한 3차 병원이다.
파주부터 멀리 강원도까지 의정부성모병원은 경기북부지역의 많은 중증환자들을 커버하는 유일한 3차 병원이다 보니 아무래도 위험요소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이 코로나의 특징이 무증상자가 다수 포함되는 경향을 생각할 때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고 보겠다.
두 번째, 병원 특유의 환경이다.
의정부 성모병원은 우리 딸이 어렸을 때 자주 입원을 해봤던지라 대충 병원환경이 생각난다.
중앙난방으로 돌리기에 공기가 매우 건조하고 주로 6인실이 많아 다른 환자들이 싫어하는 경우가 많아 창문을 열어놓기도 쉽지 않았다. 딸이 어려서 장염으로 입원했을 때 같이 간호하던 나도 옮아서 병원에서 같이 앓았던 기억이 난다.
답답하고 따뜻한 숨 막히던 공기.. 성모병원을 생각하면 그게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리고 응급실은 워낙에 환자들이 많아 저녁에 응급실로 가면 하룻밤을 응급실에서 대기해야지만 다음날 입원실로 입원하는 경우도 많다. 그래서 아이 엄마들은 성모병원은 가지 말고 상계백병원으로 가라고 주변 사람들한테 많이 이야기하고 다녔던 기억이 있다. 성모병원 응급실은 평상시에도 전시상황처럼 정신없고 대기가 많다. 역시 경기북부 유일 3차 병원이라는 게 이유겠다.
아마도 그런 환경이 이렇게 집단감염으로 번지게 된 게 아닐까 싶다.
세 번째, 우리 모두의 안일함이 아닐까 한다.
이번 성모병원 확진자 가운데 간호사 한 명의 확진자 이동경로를 보고 깜짝 놀랐다.
간호사가 코인 노래방이 집단감염의 위험성을 알 텐데도 금오동의 코인 노래방을 갔다고 한다. 저번주까지 질본에서 얼마나 노래방이나 집단밀집시설의 위험성을 알렸는가?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 간호사는 버젓이 코인노래방을 갔다.
참 한심한 상황이었다. 간호사라면 다른 사람과 좀 다르게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했던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의정부 성모병원도 서울의 아산병원처럼 주기적으로 코로나 검사를 했다면 이렇게 집단감염으로 번지기 전에 찾아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럼 지자체인 의정부시는 어떨까?
얼마 전 뉴스에 의정부시청 구내식당에서 사회적 거리를 두지 않고 식사를 하는 공무원들 사진을 본 적 있다. 그걸 볼 때 저러다 큰일 나지 했었는데 대번에 사건이 났다. 내 주변 이웃들은 아직 코로나 19를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듯하다. 코로나가 터진 이후에도 교회는 매주 일요예배를 유지하고 있으며 항의 전화를 해도 소용이 없다. ㅡ.ㅡ
학원은 이번 주 초에 모두 오픈해서 아들 친구들은 다시 학원으로 다 나가고 있다. 아무리 공부를 잘해도 아이가 아프면 그게 소용인가 싶다. 맞벌이 부모 같은 경우는 집에서 아이들을 케어할 수 없으니 보낸다고는 하지만 집에서 아이를 케어할 수 있는 엄마들마저 다들 학원으로 아이들을 보내니 대범한 건지 겁이 없는 건지 알 수가 없는 일이다.
물론 내 주변 사람들만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로 인해 사람들이 지쳐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지역인들 우리 의정부와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까 싶다.
코로나 19는 어찌 보면 개개인의 시민 하나하나가 방역의 주체라는 질병관리본부의 말이 정답일 수밖에 없다.
최대한 병원 갈 일을 만들지 말고, 사회적 거리두기를 위해 사적 모임을 자제하고 개인위생을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질본의 정은경 본부장은 하루에 2,3시간을 자며 영혼을 갈아가며 우리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자기 자리에서 능동적으로 이 상황을 타개할 수 있게 노력했으면 좋겠다.
기존의 일상이 무너져가는 나날이다. 이 상황에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되면 위험해진다. 그렇다면 일상을 바꾸는 게 답이 아닐까? 자꾸 원래대로 삶으로 무턱대로 돌아가려 하지 말고 생명을 지키며 안전을 유지하며 살 수 있는 생활방식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차피 전 인구의 60프로가 걸려야 끝이 나는 게임이라면 의료진에게 과부하가 가지 않게 확진자수를 서서히 조절하며 살아가야 하는 삶이다. 이른바 뉴 노멀의 시대이다.
이런 시대에서는 먼저 도전하는 사람, 편견에 얽매이지 않는 사람, 생존본능이 강한 사람이 유리하다.
과연 나는 뉴 노멀을 어떻게 꾸려나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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