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용용이는 푸들이다.
우리 집에 온 지 어언 3년 차를 향해 가는 용용이는
도그짱이라는 카페를 이용하여 무료 분양을 받은 올해 5살이 된 푸들이다.
처음에 우리집에 왔을 때가 2살이 좀 넘어서 와서 사람으로 치면 고등학생 정도 되어서
우리 집으로 왔다 보면 되겠다.
처음에는 이 아이의 성격이나 특징 등을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다.
다 큰 성견을 새끼때 분양받았을 때와 같이 생각하면 곤란하다.
이 아이들도 이미 성격이 자리를 잡았기에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그 대표적인 착각과 주의할 점들을 몇 가지 적어보려 한다.
첫번째, 강아지에게도 적응할 시간이 필요하다.
강아지의 입장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주인이 사라지고 낯선 환경에 놓이게 되니 불안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새로 바뀐 주인은 그 이전 주인이 된다고 하던 모든 것들을 뜯어고치려고 한다.
얼마나 불안하겠는가?
강아지 무료분양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이점을 꼭 알고 이 아이들을 들이셔야 한다.
아이가 먼저 바뀐 집안 환경에 적응할 시간을 주어야 한다.
최소 2주정도는 새로운 집을 자신의 새로운 안식처로 인식할 수 있게 편안한 환경을 만들어주시고
산책도 갑자기 멀리 나가기보다는 집 근처에서 조금씩 반경을 넓혀나가는 것을 추천드린다.
우리 강아지가 워낙에 예민한 아이인데 저는 이걸 생각지 못하고 처음부터 막 끌고 다녀서
이제는 산책을 싫어하는 아이가 되어버렸다...ㅜㅜ
제일 후회되는 부분이다..ㅠㅠ
둘째, 강아지는 집안의 위계를 누구보다 정확하게 알아차린다.
우리 딸아이의 벗으로 들인 용용이는 우리 딸아이를 제일 무시한다.
자기한테 아무리 잘해도 제일 약해보이는 우리 딸은 강아지를 마음대로 안지를 못한다.
우리 딸이 용용이를 안으려고 하면 경계하는 으르렁 소리를 낸다..ㅡ.ㅡ
겁이 많은 우리 딸은 흠칫 놀라는데 강아지는 이 반응을 보고 딸아이는 약한 존재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강아지의 주된 담당자- 대부분 엄마들-은 절대 놀란 척을 해선 안된다.
나도 처음에는 많이 놀랐지만 오히려 더 강하게 나갔다.
내 앞을 가로막으면 나도 강아지의 앞을 가로막고
앉아와 엎드려를 통해 끊임없이 주인임을 알려주었다.
그랬더니 이제는 내가 진짜 화가 난 목소리를 내면 저절로 자기 방석에서 대기를 한다..
물론, 평소에는 사랑으로 아껴주고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예의없게 행동할 때는 진짜 화를 낸다.
아이들이 위계를 스스로 세우지 못하면 나라도 중재할 수 있는 힘을 가져야 한다.
셋째, 입양을 하기 전에 그 견종의 특징에 대해서 미리 공부를 하고 입양하시기 추천드린다.
우리 용용이는 푸들인데, 처음 왔을때 한 1주일을 밤에도 잠을 안 자고 막 우다다 뛰어다니고
점프를 하고 마운팅을 하고 말도 아니었다.
나는 그래서 미친 강아지를 데려왔구나 하면 후회를 후회를 그렇게 했다...ㅜㅜ
그래서 문제행동을 보일때마다 그렇게 혼을 내고 제재를 가하고 했었는데
신기하게도 2주 정도가 지나자 밤에 잠을 자기 시작하면서 아이가 차분해지더니
우리의 부름에도 응하게 되었다.
그동안 강아지가 보인 행동은 불안 행동이었던 것이다..ㅜㅜ
지금 3년차가 되어가니 서로 눈빛만 봐도, 목소리톤만 봐도 기분을 알아차리는 수준이 되었다.
푸들은 기본적으로 관종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이 자길 끊임없이 예뻐해 주길 바라며 자기 시야에서
벗어나는 것을 싫어한다.
푸들을 키우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차타고 가다가 누가 하나 내리면 완전 난리가 난다.
흥분을 쉽게 하며 흥분이 쉽게 가라앉지를 않는다..
나는 푸들이 이런 성격인지 정말 몰랐다...ㅠㅠ
넷째, 강아지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
우리 용용이는 산책 시 짖음이 심해서 그 전주인이 하네스도 못하고 초크 체인으로 산책을 시켰다고 했다.
대부분 무료분양을 하시는 주인 분들은 강아지의 단점을 카페에 잘 올리시지는 않는다.
우리 용용이 같은 경우도 이런 문제점을 데리고 오신 날 말씀을 해주셨더랬다. ㅜㅜ
그러니 아이를 데리고 오시기 전에 문제행동에 대해 꼭 물어보자.
문제행동이 없다면 사실 무료분양을 하는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쨌든 용용이가 가진 안 좋은 산책의 기억을 무작정 산책을 많이 함으로써 풀어보고자 했더니
산책을 더 싫어하게 되어버렸다...ㅡ.ㅡ
하지만 산책을 안하면 뒷다리 근육이 약해지므로 지금도 꾸준히 하고는 있지만
하도 밖에서 짖고 난리를 치느라 입마개를 하고 산책을 한다.
덕분에 용용이는 발톱을 따로 깎을 필요가 없다..ㅜㅜ
처음 1년을 이걸 고쳐보려 무던히도 노력했으나, 이젠 포기하고 사람 적은 곳으로 다니며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안 끼치려 노력하는 방향으로 바꾸게 되었다.
이 아이는 이미 우리의 가족이므로 우리가 관리하며 평생을 같이 하는 방향으로 가는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나니 강아지의 문제행동이 그냥 이 아이의 성격이구나 하고 받아들여지게 되었다.
'아... 이 녀석은 정말 밖을 무서워하는구나. 하지만 건강을 위해선 나가야 하니 조금만 참아보렴'
이렇게 말이다.
정말이지 강아지를 키우는 것을 단순하게 생각하고 실행에 옮기지 마시고 한 생명을 책임질 준비가 되어있는지
깊이 고민하신다음에 행동하시라 말씀드리고 싶다.
강아지는 그냥 3살짜리 아기라고 생각하고 보듬을 수 있는 분들이 키워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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