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가던 사패산에 몸이 적응해버린 것 같아서 우리 동네 뒷산인 수락산을 타기로 했다.
수락산은 장암동에서 걸어서 한 10분만 걸어가면 바로 등산을 할 수 있어서 접근성이 무지무지 좋다.
아... 물론 접근성이 아무리 좋아도 안 가본 사람은 10년 동안 살아도 안 가본다.
등산로 들어서기 초입에 저렇게 간이 화장실이 설치되어 있다.
하지만 수세식이 아니라 간이형인지라 냄새가 너무 심하다.
비위가 강한 분이거나 정말 급하지 않은 분이라면
조금만 더 걸어내려 가서 상가 쪽에서 해결하시길 권해드린다.
이 굴다리를 지나가면 바로 등산로가 시작된다.
먼지 청소기도 마련되어 있다.
그런데 웃긴 것이 사패산은 이 먼지 청소기가 없다.
거기는 사람들이 더 많이 다니고 탐방 관리소도 있는데
왜 이런 먼지 청소기가 없는지 의아하다.
이 갈림길에서 오른쪽 위로 올라가야 수락산 동막봉으로 가는 코스이다.
왼쪽 아래로 내려가면 동막골 계곡으로 가는 길이니 헷갈리지 마시고 가셔야 한다.
처음에 올라갈 때는 그렇게 경사가 급하지 않지만 아래에 보이는 나무계단쯤 오면
몸에 땀이 조금씩 나기 시작한다.
한 30분 정도 오르다 보면 약수터에 도착한다.
여기 약수터는 아무리 가물어도 물이 마르지 않아서
아침이면 동네 어르신들이 운동삼아 물을 뜨러 오신다.
한 여름에 이 약수터를 올라오면 바람이 그렇게 불어서 시원하기가 이를 데 없다.
시에서 정기적으로 수질검사를 해주시기에 안심하고 마실수 있다.
땀 한바탕 흘리고 마시는 약수는 그렇게 맛날 수 없다.
약수터를 나와서 본격적으로 등산을 시작한다.
사실 약수터까지는 산보 개념으로 보시면 되고 여기서부터는 그냥 무작정 등반 모드이다.
사패산은 유산소 운동이라면 수락산은 근력운동이랄까?
수락산을 한번 갔다 오면 힙이 펌핑되는 것이 절로 느껴진다.
한 손에는 스틱을 쥐고 한손에는 로프를 감아주면 죽을 둥 살 둥 올라가다 보면 마당바위가 보인다.
그동안 항상 여기서 다시 집으로 내려가곤 했었는데
다이어트 정체기를 벗어나 갑자기 700그램이 빠진 기쁨에 좀 더 올라가 보기로 했다.
마당바위에서 동막봉까지는 올라온 것보다 더 힘들고 위태위태하게 올라갔다.
그런데 또 신기한 게 숨은 생각보다 안차다
내가 말한 대로 근력운동이다 보니 등과 팔을 이용하여 몸을 끌어올리고 엉덩이 힘을 이용하여
허벅지를 최대한 올리다 보니 몸에 뭉쳐져 있던 근육들이 풀리는 느낌이랄까?
아마도 사패산에서 내가 체력을 어느 정도 갈고닦아서 폐활량이나 여러 가지 기본 근력이
좋아진 상태에서 올라가서 생각보다 덜 힘들었던 것 같다.
동막봉에 올라가기 바로 앞 마지막 등반 지점에서 동영상을 한번 찍어보았다.
아까 마당바위보다 전경이 더 멀리 보인다.
이 곳을 지나고 나니 슬슬 내려갈 일이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슬슬 혈압이 걱정되기 시작할 즈음 드디어 동막봉에 도착했다.
내 몸 하나 올라오는데도 숨이 꼴딱 넘어갈 뻔했는데 여기에 진지가 있었다.
진짜 대한민국 군대는 장난 없구나 싶었다. ㅡ.ㅡ
정말 경의의 박수를 보낸다. 대한민국의 국군들이여!
삼성 헬스 앱으로 보니 여기 동막봉은 533미터였다.
사패산 정상 높이랑 비슷하다.
사패산은 정상까지 가는데 둘러둘러 가다 보니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는데, 여기는 화끈하게 수직으로 올라오다 보니
시간도 훨씬 짧게 걸리고 그만큼 체력이 덜 고갈되는 것 같다.
표지판을 보니 도정봉까지 280미터 밖에 안 남았길래 한번 가볼까 하다 접었다.
산 위에서 200미터는 평지의 200미터랑은 많이 다르다.. ㅡ.ㅡ
도정봉에서 또 몇백 미터를 가다 보면 그 유명한 기차바위가 있다.
도저히 거기까지 가볼 엄두는 안 나서 줌으로 당겨 찍었다.
저 암벽에 보이는 두줄의 홈 때문에 홈통바위라고도 부른다고
지나가시던 할아버지가 알려주셨다.
하지만 기차바위가 왜 기차바위인지 너무 궁금해서 검색을 해서 사진을 찾아보았다.
꺄아~~~~ 너무 재미있어 보였다.
밧줄 타고 그 가파른 바위를 으쌰 으쌰 타고 가다니....♥♥
나중에 비상식량을 좀 챙겨 와서 동막봉에서 맛난 거 먹고 좀 기력 충전한 뒤
다음에는 기차바위를 꼭 도전해봐야지 하고 결심하고 내려왔다.
수직으로 올라왔다는 이야기는 수직으로 내려간다는 이야기이고 무릎에 부담이 많이 간다는 말이다.
하지만 그동안 스쾃와 등산으로 단련된 허벅지 근육 덕에 무릎에는 큰 부담 없이 잘 내려왔다.
무엇보다 로프 잡고 내려오다 보니 체중이 많이 분산되어서 생각보다 괜찮았다.
하지만 수락산은 바위산인지라 흙이 다 저 모양이다.
사패산의 촉촉한 흙이 아니라 바위가 갈려 만들어진 모래는
암벽이 태반인 사패산과 어우러지면 대단히 위험해진다.
그래서 수락산은 등산을 좀 해본 사람이 가는 게 나을 것 같고,
스틱이나 등산화 그리고 로프를 잡고 내려올 때 낄 장갑까지 잘 챙겨서 올라가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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