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무료한 산책길에 보려고 넷플릭스에서 일본 침몰 2020을 다운로드하여서 보았다.
어렸을 때 우리 세대들은 일본 애니메이션을 많이 봤었기에 재미가 없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너무 상상외로 이상했다.
여기서 재미가 있다 없다가 문제가 아니라 이. 상. 했. 다라는 게 포인트다.
이 애니메이션은 제목과 달리 무언가 주장하는 바가 있는 홍보물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일본 대륙이 침몰한다는 과학적 설정도 참 설득력이 떨어지기도 하거니와 주인공이 이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 너무나 감상적이라고 할까?
일본의 노인이 과거의 영광을 회상하는 분위기가 애니메이션 전반에 깔려있어서 당혹스러웠다.
애니메이션은 오락이다. 오락의 본질인 재미를 잊어버리고 변명과 항변, 울분이 가득 찬 전체 분위기에 놀라웠고 마지막 마무리조차도 이상하게 희망적으로 마무리하는 것조차 설득력이 떨어졌다.
이야기가 결말으로 갈 즈음 뜬금없이 주인공들의 랩 배틀이 벌어지는데 거기서 갑자기 일본인과 일본에 대해서 랩 배틀이 벌어지는데 그 이야기가 그렇게 조잡할 수가 없다.
극 중에 막내로 나오는 아이가 일본의 문제점에 대해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이야기들을 랩 형식으로 이야기를 하면
극중 히키코모리로 나오는 소년이 쭈볏대다가 갑자기 저렇게 국뽕 가득 찬 랩을 뇌까리기 시작한다.
아니..... 장난치나?
그 작위적 멘트와 뜬금없는 랩 배틀, 추억팔이 하는 감성 돋는 전개를 보며 문득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 이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고 사람들이 즐긴다는 것은 이 나라 사람들의 정서 자체가 이렇게 널리 자리 잡혔다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불현듯 들었다.
그래서 나온지 좀 된 진격의 거인이라는 유명한 애니메이션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이 역시 넷플릭스에 있으니 한번 보시기 바란다. 위의 일본 침몰보다는 훨씬 낫다.
ㅇ
진격의 거인은 만화책으로 아직도 시리즈가 진행중인 애니메이션이고 지금의 중학생들도 많이 읽고 있는 만화책이다.
진격의 거인의 배경은 인류가 거대한 벽안에서 고립되어 살아가고 있는데 바깥에는 사람들을 잡아먹는 괴수들이 시시각각 조여 오고 있는 상황에서 주인공들이 군대에 들어가서 훈련하고 성장하며 괴수들을 이겨나가는 과정을 그린 만화이다.
그런데 위에 일본침몰을 보고 난 뒤 진격의 거인을 보니 비로소 보이는 것이 있었다.
일본인들은 지금 울분을 참을수 없어하고 있다
닥친 현실에 대해 이해할수 없어하고 이겨나가고 싶지만 겁이 나는 상황이다.
안전한 울타리안에서 바깥세상의 변화 따위에 신경 쓰고 싶지 않아 하는 노인층과 그런 어른들의 사고방식을 이해할 수 없어하는 젊은이들의 좌절이 사회 전반에 흐르는 걸로 보인다.
자신들도 이 길이 틀린 길인건 알지만 변화를 일으킬 힘도 원동력도 없는 암울한 상황으로 보인다.
내가 청소년일때 본 일본 애니는 이렇지 않았다.
도전과 성취, 모험과 사랑 등 밝고 즐거운 내용들이 주를 이루었고 어찌 보면 애니메이션 속에서도 철학이 있어서 보고 나면 뭔가 깨달아지는 것들이 있었더랬다.
그런데 오랜만에 접한 일본 애니메이션은 지금의 시대상황을 너무 적나라하게 반영하고 있어서 안타까웠다.
그들의 한국에 대한 태도는 둘째치고 나라를 살아가는 국민들의 정서가 이리도 암울한 상황은 인간적으로 너무 안타까웠다.
그리고 참으로 끔찍했던 것은 다음 장면에서 나타난다.
아들의 죽음앞에서 온전히 슬퍼하기도 모자란 시간에 아들의 죽음이 도움이 되었냐고 묻는다니
그리고 그렇게 묻는 어머니가 대단하게 그려지는 이 사회의 정서를 보고 끔찍하다는 말 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일본은 국가를 위해 국민이 존재하는 나라구나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 그들이 겪는 고통과 아픔이 이해는 되지만 결코 저 절망의 구렁텅이에서 헤어 나오기는 힘들겠구나 했다.
일본은 한번도 민주주의 국가였던 적이 없다는 말이 실감이 나는 장면이다.
이렇게 국민정서를 지배하는 분위기는 쉽게 뒤집어지기 힘들다.
우리나라처럼 촛불들어 대통령을 탄핵한다는 건 있을 수도 없다는 거다.
우리야 집권세력이 누구이든지간에 국민 대다수가 보기에 '이건 아니잖아' 하는 순간 전처럼 다시 들불처럼 일어날 것이 뻔하고 결국 국민들이 승리하리라는 믿음이 있기에 정치인들도 항상 조심하고 국민의 의견을 잘 듣는 편이지만
일본은 가능할까 싶다...ㅜㅜ
일본국민들이 얼른 각성하여 스스로 이겨낼 수 있길 바란다.
지배층의 부패는 국민들만 뜯어고칠 수 있다.
더 이상 스스로를 벽으로 가두지 말고 용감하게 한 발짝 나아갈 수 있길 바라본다.
'넷플릭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넷플릭스 추천 - 좋아하면 울리는 시즌 2 (0) | 2021.03.15 |
---|---|
넷플릭스 추천작 - 빨간머리 앤 (0) | 2020.04.17 |
넷플릭스 추천작 - 기묘한 이야기 시즌 1 (0) | 2020.04.09 |
넷플릭스 / Wavve / 티빙 장단점 비교 (0) | 2020.04.07 |
넷플릭스 추천작 - 마이 마더 (0) | 2020.03.2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