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에 SF영화를 좋아하는 지라 자주 보는 편인데 최근에 본 넷플릭스 영화중에 가장 재미있고 인상적이었던 영화이다.
줄거리로는 그림에 나오는 장면처럼 인류멸망의 시점으로 짐작되어지는데 로봇이 아기를 배아단계에서 부터 키워 소녀가 될때까지 훌륭하게 키워나가는데 난데없는 외부인의 도움요청으로 인해 외부인이 기지내에 들어오게 되면서 소녀가 자기가 알고 있던 세상과 마더라 부르던 로봇의 실체에 대해 알게 되는 이야기이다.
스샷에서 느껴지다시피 로봇마더와 소녀의 관계는 전반기에 너무나 이상적이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미래세계에서 왠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상황인지라 저도 모르게 몰입하면서 보게된다.
아기때부터 키워준 로봇은 바깥세상은 인간이 살 수 없는 환경이라고 계속적으로 주입받게 된다. 청소년이 된 소녀는 바깥세상에 대한 관심이 넘쳐나는데 로봇은 어쩐 일인지 자꾸만 막으려고만 해서 불만이 쌓여가는 상황이다.
그러던 어느날 초췌한 몰골의 여자가 다친채로 기지내로 들어오게 되고 로봇은 이 여자가 바이러스를 옮길지도 모른다며 적대시하며 가두게 된다. 하지만 처음보는 여자에게 호감을 가진 소녀는 그 여자와 가까이 지내게 되고 여자는 소녀에게 로봇의 비정한 진실을 알려주어 소녀가 로봇을 믿지 못하게 한다. 그리하여 여자와 소녀는 기지를 떠나지 못하게 하려는 로봇을 제압하고 다른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바깥세상으로 향하게 된다. 하지만 바깥은 로봇말대로 황폐하고 어두웠으며 그 여자가 말한 다른 사람이란 없었다. 여자는 홀로인 삶이 두려워 소녀를 기만하여 밖으로 끌어내게 된 것이다. 소녀는 다시 기지로 향하게 되고 자기와 같은 유전자를 지닌 배아들 속에서 하나를 선택하여 동반자를 양육하게 된다.
내가 이 영화를 보고 느낀 것은 엄마와 딸의 관계를 너무나 잘 투영시킨 것 같아서이다. 과연 나는 로봇 같은 엄마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나 하는 물음이 들어서이다. 무릇 엄마들은 자신들이 세상을 잘 안다고 생각하여 딸들을 재단하고 최대한 보호하려 하지만 소녀는 스스로 알을 깨고 나아가 기어이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오고야 만다..
SF판타지의 요소와 재미를 충분히 살리면서도 철학적인 향기를 내뿜는 영화인지라 오랜만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길지 않은 러닝타임에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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